세균이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인상을 먼저 찌푸리게 됩니다. 왠지 우리에게 유해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대로 알고 보면 우리는 세균 때문에 죽기도 하고 살기도 합니다. 일부 세균은 유인균으로 우리와 공생관계에 있습니다. 인간이 세균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해주고 세균은 인간에게 필요한 일을 해주는 것입니다. 그럼 세균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상적인 기생 관계
우리에게 병을 일으키는 세균들도 인간을 영원한 삶의 터전으로 가 아니라 일시적인 숙주로 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숙주인 인간이 위험한 상태에 빠지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이상적인 기생 관계가 아닐 수 없습니다. 기생이란 한 생물이 다른 생물에 붙어 영양분을 얻으며 사는 것을 말합니다. 기생충이나 몸속의 박테리아들은 모두 기생을 하고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관계입니다. 영원히 서로에게 이익을 주면서 공생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다면 최상일 것입니다. 인간에게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들은 숙주를 위험에 빠뜨리기 때문에 공생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엄청난 수의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페스트나 콜레라 등은 좋지 않은 기생 관계의 예입니다. 그러나 다행히 우리 몸에 사는 대부분의 세균들은 인체에 아무런 해가 없거나 감기처럼 적당한 정도의 병을 일으키는 기생 관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항생제의 원리
세균에 감염이 되면 항생제를 씁니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이 항생제는 페니실린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영국의 세균학자인 알렉산더 플레밍이 우연한 기회에 푸른곰팡이에서 페니실린을 발견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플레밍은 푸른곰팡이가 세균을 죽인다는 사실을 알고 푸른곰팡이에서 페니실린을 추출한 것까지만 공을 세웠습니다. 페니실린을 실질적으로 치료에 사용한 사람은 하워드 플로리였습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때 폐렴에 걸려 죽을 위기에 처한 윈스턴 처칠에게 페니실린을 처방해서 목숨을 구해준 것으로 유명합니다. 서양의 의학이 동양의학보다 앞서게 된 것은 이 항생제를 개발한 이후부터 입니다. 산업혁명 이후 현미경을 통해 세균의 성상을 밝히고 세균을 죽이는 항생제를 개발함으로써 감염성 질환을 제어하기 시작한 것이 그 시발점이었습니다.
항생제가 개발된 이후로 대부분의 감염성 질환이 제어됐다고 생각했지만 최근에 조류 독감이나 신종플루 등 알 수 없는 괴질이 많이 발생해서 걱정이 많습니다. 항생제의 기본 원리는 인간 세포와 세균의 차이를 구별하여 인간 세포에는 해를 입히지 않고 세균만 죽이는 것입니다. 같은 원리로 인간의 정상세포와 암세포의 차이를 구별하면 항암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게 됩니다. 실제로 지금까지 만들어진 항암제는 대부분 항생제의 원리를 토대로 만든 것입니다. 하지만 항생제가 90%의 세균을 죽이고 인간 세포에는 5퍼센트 정도만 해를 끼치는데 비해, 항암제는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90%의 암세포를 죽이면서 정상세포도 40%가량 죽입니다. 아직까지도 정상세포와 암세포의 차이를 확실히 구분해서 작용하는 약물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인간의 정상세포와 암세포가 여러 가지 면에서 비슷하기 때문에 이 둘을 구분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암세포를 죽이기 위해 정상세포도 그만큼 죽여야 해서 아직도 암을 정복하지 못한 것입니다. 하여, 지금도 암세포를 죽이는데 특화된 치료법을 개발하느라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암을 이겨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을 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입니다. 암을 조기 진단하면 수술로 암 조직을 떼어낼 수도 있고 건강을 악화시키는 나쁜 생활 습관을 고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건강검진 시스템 덕분에 우리나라에선 암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50%가 넘는다고 합니다. 항생제는 세균뿐만 아니라 인간의 세포에도 작용하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아서 사용해야 합니다. 절대로 오용하거나 남용해서는 안됩니다.
건강 방위시스템, 면역
우리 몸을 외부의 위협에서 지키는 방위시스템을 면역계라고 부릅니다. 면역계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기생충 등 몸에 해로운 물질을 죽이거나 내보내는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이때 세균, 바이러스 등의 외부 인자들을 항원이라고 부릅니다. 우리의 몸은 항원을 적으로 인식하여 항원에 대응하는 방위시스템을 발동시키며 그것을 면역이라고 합니다. 여러 항원 중 우리에게 가장 큰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세균이 아니라 바이러스입니다. 바이러스는 세균에 비해 크기가 훨씬 작습니다. 세균은 우리 몸속에서도 살고, 소지품 속에서도 살고 공기 중에서도 살지만 바이러스는 오직 살아있는 생명체의 세포 속에서만 증식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바이러스를 직접 죽이는 항생제는 아직도 없습니다. 감기 치료가 어려운 것도 이 때문입니다. 몸이 스스로 바이러스를 이길 때까지 기다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감기에 걸렸을 때 할 수 있는 처치는 고작 2차 세균 감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항생제를 투여하거나 몸의 기운이 더 생길 수 있도록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것이 전부입니다.
면역은 면역력을 얻는 방법과 과정에 따라 능동 면역과 수동면역으로 나뉘게 됩니다. 능동 면역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예방접종입니다. 주사를 통해 약화된 항원을 들여와 체내에 항체가 생기도록 유도하는 방법입니다. 가끔 드물게 몸이 약해진 상태에서 주입된 항원을 이겨내지 못해 오히려 그 병에 걸리게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컨디션이 좋을 때 예방 접종도 맞는 것이 좋습니다. 수동 면역은 항체를 주입하여 균과 맞서 써울 아군의 수를 늘리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이 방법으로는 면역력이 오래 지속되지 못하기 때문에 임시적인 방편 정도로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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